
들어가기전에
오늘은 '우발전환사채(Contingent Convertible Bonds, 이하 코코본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코코본드는 특정 조건(우발사건)이 발생하면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상각(감면)되는 채권을 의미합니다. 이 채권은 주로 금융기관이 발행하여 자기자본비율(BIS 비율 등)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거나, 시장 신뢰를 높이기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코코본드는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은행 등 금융기관의 부실을 방지하고 손실을 투자자에게 분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코코본드의 정의와 특징, 그리고 시장에서 왜 중요한지, 또한 실제 발행 사례와 정책적 함의를 살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코코본드가 갖는 한계와 비판에 대해서도 논의해보겠습니다.
목차
1. 우발전환사채(코코본드)란?
우발전환사채(Contingent Convertible Bonds, 코코본드)는 발행 기업(주로 금융기관)의 재무상태가 특정 수준 이하로 악화되면,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채권 가치가 전부 혹은 일부 상각(감면)되는 형태의 채권입니다. 주로 은행이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발행하며,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코코본드가 도입된 배경에는 2008년 금융위기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금융기관이 부실화될 때, 구제금융 대신 사전에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신규 자본 조달 수단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코코본드는 채권자에게 일정 이자를 제공하면서, 위기 상황에선 자동으로 주식 전환 또는 상각이 이루어져 은행의 자본 확충과 부실 방지에 기여합니다.
2. 코코본드의 중요성
코코본드는 금융기관의 안정성과 자본적정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를 통해 금융시장 전반의 리스크를 줄이고, 예금자 및 투자자의 신뢰를 높일 수 있습니다.
금융위기 예방
- 부실 방지: 발행기관의 재무상황이 악화될 경우, 채권이 자동으로 상각되거나 주식으로 전환되어 자본을 확충합니다. 이는 은행 부실을 미연에 방지하고, 금융기관이 무너지는 걸 막는 역할을 합니다.
- 구제금융 의존도 감소: 위기 발생 시 정부나 중앙은행이 직접 자본을 투입하는 구제금융 대신, 민간 부문(채권 보유자)이 먼저 손실을 부담하게 됩니다.
자기자본비율 관리
- BIS 규제 준수: 코코본드는 보완적 자본으로 인정되어, 국제결제은행(BIS) 규제에 따른 자기자본비율을 관리하는 데 유리합니다.
- 유연한 자본 조달: 기업이 위기 상황 없이도 발행할 수 있으므로, 평상시 자본 조달 수단으로도 활용됩니다.
투자자 이점
- 높은 이자 수익: 일반 채권 대비 위험이 큰 만큼, 투자자는 높은 쿠폰 금리(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 주가 상승 효과: 상황이 호전되면 주가 상승분을 수익으로 연결할 수도 있습니다(주식 전환 시).
이처럼 코코본드는 금융기관과 투자자 모두에게 일정한 장점을 제공하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핵심 메커니즘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3. 코코본드의 구조와 작동 원리
코코본드는 일반적인 채권과 달리, 발행기관의 자본비율이 특정 기준 이하로 떨어지거나, 특정 '우발사건'이 발생할 경우에 자동으로 주식 전환 또는 상각이라는 조건이 부여되어 있습니다. 이는 금융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투자자에게는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가로 높은 이자율을 제공하는 구조입니다.
트리거(Trigger) 조건
- 자본비율 트리거: 발행기관의 자기자본비율이 일정 수준(예: 7%) 이하로 하락하면 자동으로 채권이 전환되거나 상각됩니다.
- 우발사건 트리거: 당국의 긴급 구조 조치 등 특정 이벤트 발생 시에도 코코본드가 발동될 수 있습니다.
상각(감면) 또는 주식 전환
- 주식 전환 방식: 채권이 주식으로 전환되어 발행기관 자본 확충에 직접 기여합니다. 투자자는 주주가 되어 손실을 분담하게 됩니다.
- 상각(감면) 방식: 채권 금액이 일부 또는 전부 소멸되며, 해당 손실만큼 부채가 줄어듦으로써 은행 자본비율이 상승합니다.
금리(쿠폰) 구조
-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투자자 입장에서 불확실성(전환 또는 상각 리스크)을 감수하는 대가로 일반 채권보다 높은 쿠폰을 받습니다.
- 이자 지급 순위: 은행이 부실화될 경우, 코코본드는 일반 채권보다 후순위가 되어 손실을 먼저 부담하게 됩니다.
이처럼 코코본드는 금융기관 부실화 시점에 자동으로 발동되어 손실을 흡수하는 특수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장 신뢰와 금융안정을 도모합니다.
4. 코코본드의 실제 적용 사례
코코본드는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서 활발하게 발행되고 있으며, 여러 사례를 통해 그 효용성과 리스크가 드러났습니다.
유럽 금융위기 이후의 활용
- 스위스 은행 사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스위스 대형은행들은 자본 확충을 위해 코코본드를 적극 발행하였고, 이를 통해 자기자본비율 개선을 달성했습니다.
- 유럽 은행권: ECB(유럽중앙은행)의 규제 준수를 위해, 여러 유럽 은행들이 코코본드를 이용해 Tier 1 자본을 보강했습니다.
아시아 시장 도입
- 중국, 싱가포르: 글로벌 규제 트렌드에 맞춰 코코본드를 도입, 은행권의 자본구조를 다변화하고 안정성을 높였습니다.
- 한국 사례: 국내 대형은행들도 국제 규제 대응 및 자본 확충 목적으로 코코본드를 발행하여, BIS 비율 관리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의 효과
- 주가 하락 방어: 은행 부실을 사전에 흡수함으로써, 주가 폭락과 투자자 패닉을 완화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한 사례가 있습니다.
- 구제금융 대체: 코코본드가 없었다면 국가 차원의 구제금융이 필요했을 사건에서, 민간 투자자가 손실을 부담하는 형태로 대응한 사례도 발견됩니다.
이처럼 코코본드는 위기 상황에서 은행 시스템을 지지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국제적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5. 코코본드와 금융안정정책
코코본드는 금융안정정책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금융감독당국과 중앙은행은 코코본드를 통해 은행의 자본적정성을 한층 강화하고, 위기 시 신속한 구조조정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거시건전성 규제(Macroprudential Policy)
- 자기자본 규제: BIS 기준 등 글로벌 규제에 따라 은행은 코코본드를 발행해 규제 자본을 높일 수 있습니다.
- 시스템적 리스크 완화: 코코본드는 금융시장 전반에 확산될 수 있는 리스크를 분산,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위기 대응 능력 제고
- 자동 손실 흡수: 특정 트리거가 발동되면, 추가 절차 없이도 은행 부채가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상각되어 자본이 확충됩니다.
- 정부 개입 축소: 민간 투자자가 먼저 손실을 부담함으로써, 정부의 직접 개입(세금 투입)을 줄일 수 있습니다.
유동성 관리
- 은행 신용도 유지: 코코본드는 은행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높여, 위기 시에도 은행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쉽게 만들어 줍니다.
- 시장 변동성 관리: 위기 신호가 감지되면 코코본드가 자동으로 발동되어 시장 패닉을 완화해주는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코코본드는 금융안정정책의 수단 중 하나로서, 은행 시스템 및 금융시장의 건전성과 회복력을 높이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6. 코코본드의 한계와 비판
코코본드는 금융안정과 자기자본비율 관리에 유용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 특수성만큼이나 여러 한계와 비판이 제기됩니다.
투자자 보호 문제
- 복잡한 구조: 코코본드는 전환 조건, 상각 조건 등 복잡한 구조로 인해 투자자 이해가 어려울 수 있으며, 잘못된 투자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큰 손실 가능성: 발행기관의 재무상태가 악화되면, 투자자는 채권 가치가 상각되거나 주식 전환 시 주가 급락으로 큰 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시장 변동성 확대 위험
- 트리거 임박 시 패닉: 은행 자본비율이 특정 수준에 근접할 경우, 투자자들은 트리거 발동 전 채권을 매도하려 할 수 있어 시장 변동성을 키울 위험이 있습니다.
- 전염효과: 한 은행이 트리거에 걸려 코코본드가 전환·상각되면,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악화되어 다른 은행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규제 및 평가의 어려움
- 트리거 설정의 복잡성: 어떤 수준의 자본비율이나 우발사건을 기준으로 삼을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감독당국과 은행 간 이견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국가별 제도 차이: 각국 규제 당국과 회계 기준이 상이해, 국제적 비교나 평가가 쉽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코코본드는 금융안정성을 제고하는 데 유용한 수단이지만, 그만큼 시장 변동성, 투자자 보호 문제 등 새로운 리스크를 수반합니다. 이러한 한계를 인식하고, 적절한 감독과 투자자 보호 장치가 마련되어야 코코본드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7. 마치며
우발전환사채(코코본드)는 금융기관의 위기 예방과 자기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고안된 혁신적인 금융상품입니다. 특정 조건(트리거)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상각됨으로써, 부실 위기를 완화하고 정부의 구제금융 개입을 최소화하는 장점을 갖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독특한 구조적 특성 때문에, 투자자 보호 문제나 시장 변동성 확대 등 새로운 리스크가 수반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감독당국과 금융기관, 그리고 투자자 모두 코코본드의 작동 원리와 위험을 충분히 이해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코코본드는 이미 중요한 자본 조달 수단으로 자리 잡았으며, 앞으로도 그 활용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적절한 규제와 투명한 정보 제공이 뒷받침된다면, 코코본드는 금융안정과 은행 경쟁력을 강화하는 유용한 도구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